100년전 미국 베스트셀링카는 '전기차' 시동키 하나로 사라진 '콜롬비아'

뉴욕에서만 한 해 2000대 팔려...美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과거로의 회귀' 전시 예정

  • 입력 2011.10.31 10:12
  • 수정 2021.09.28 09:4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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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 화두로 급 부상한 전기차는 100년전 유럽 베스트셀링카였다. 1896년 벨기에 자동차광 까뮈 제나티가 탄환 모양 전기차로 시속 100km를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힘과 속도 경쟁이 벌어졌고 이후 새로운 전기차들이 속속 등장 했다.

그러나 전기차는 이미 꽤 실용적인 디젤 엔진이 나오기 시작한 유럽에서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유럽에서 찬밥신세가 된 전기차는 1900년대 초반부터 1920년대까지 운행됐고 이후 사라졌다. 

전기차 관심과 인기는 미국이 더 컸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운행된 전기차는 유럽 전역보다 많은 2000여대에 달했다. 미국 전역에서 한 때 3만 여대 이상 전기차가 운행됐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전기차 인기 비결은 단순했다. 당시 대부분 자동차는시동을 걸기 위해 크랭크 핸들을 사용하는 패트롤식으로 적지 않은 힘을 필요로 했고 간혹 역화 현상으로 팔이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면 전기차는 요즘 버튼 시동키와 같이 간단하게 시동을 걸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전기차는 특히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시동이 간편한 반면 주행거리가 워낙 짧아 이동거리가 많지 않은 여성들에게 가장 적합한 편의성과 기능을 제공했다. 

미국에서도 전기차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1949년 크라이슬러가 턴키 스타터 방식 자동차 키를 개발하면서 시동 불편이 사라졌고 충전 불편없이 더 멀리가는 내연기관차에 밀려나게 된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연사 박물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최근 전기차 탄생 100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기획해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이 "100년전 전기차 시장으로 회귀"하는 듯한 암시를 담은 이번 전시회는 당시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1904년식 전기차 '콜롬비아(사진)'가 출품됐다. 또 최초로 배터리를 이용해 스타트 모터와 헤드라이트를 구동한 1913년식 포드의 모델 'T'(페트롤식)도 전시한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역사상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전기차 콜롬비아와 포드의 모델 'T'를 함께 전시하는 것은 간편한 시동키가 전기차 장점을 잠식하며 역사에서 사라지게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내년 초에는 크리스 페인의 영화 "누가 전기차를 죽였나"도 상영한다.

지난 100년 전기차 역사와 문화, 물리적 발전을 그리는 한편, 자동차 산업이 완전하게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누가 전기차를 죽였나"는 1990년대 말 GM이 개발한 순수전기차 EV1이 석유사업자 등의 음모에 의해 사라지게됐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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