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후진문화, 변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3.09.08 23:24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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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륜차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닐 정도로 심각하다. 사용신고문제, 검사문제, 정비문제, 보험문제, 폐차문제는 물론이고 이륜차 면허문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문제가 누적되어 있다.

이륜차 사용신고로 대장에 등록되어 있는 누적대수는 약 190만대이지만 이후 관리적인 방법이 전혀 없어서 실제로 몇 대가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총체적인 문제가 누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시각이 길거리에서의 불안한 마음과 부정적인 이유만으로 단속만을 강조하고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륜차 소유자들은 사용신고제로 고가의 이륜차인 경우에도 오직 일반 자동차와 같이 세금 부과 등 책임을 다함에도 불구하고 저당 등 재산권 인정에 대한 권리를 주지 않는다고 불만이 누적되어 있다.

제도와 문화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륜차 산업은 1997년 IMF이전만 하더라도 국내 연간 판매대수가 29만 여대로 약 30만대에 이르렀다. 현재는 약 12만대 수준이다.

국내 이륜차 메이커 두 회사 모두 도산 위기까지 이르기도 하였다. 시장이 이렇게 부정적이고 좁다보니 시장 발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정부도 미래형 친환경 이륜차 개발에 소극적이다.

오직 일반 자동차에만 쏠려 있다. 현재의 이륜차 문화는 고급 수입 이륜차에 의한 매니아 중심의 문화만 존재하는 형국이다. 이제 국내 이륜차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한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실질적인 이륜차 문화이다. 제도 자체가 상기와 같을 정도로 심각하지만 이륜차 운행 자체도 완전 후진 개념이다.

길거리를 다니면서 일반 운전자, 보행자 모두 이륜차의 위협에도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조금만 길거리를 다녀보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보도 위에 주차는 물론 운행도 기본이다. 심지어 사람이 보도 위에서 피해야 한다. 외국인이 느끼는 가장 큰 위협 중의 하나가 바로 보도 위를 올라오는 이륜차 문제를 지적한다.

이륜차도 자동차인데 왜 사람이 다니는 보도에 올라오느냐이다. 우리는 습관화되어 있어 모르지만 외국인이 느끼는 위협은 다른 것이다.

길거리 자동차 사이를 위험하게 운행하는 이륜차를 보면 심각성을 더 느낄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앞뒤에 이륜차라도 있으면 당장 그 자리를 피하는 습관이 있다. 불안한 것이다.

이륜차와 한번이라도 접촉한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치를 떠는 사람이 많다. 자동차가 피해자로 판명되어도 모두가 피해자로 전락하고 만다. 기본부터 영세하고 의무사항인 책임보험도 없는 경우도 많아서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경찰서는 일반 운전자에게 적당히 해결하라고 한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진짜 답이 없는 문제 투성이의 이륜차 문화이다.

항상 방송매체에서는 폭주족이나 퀵서비스의 곡예 운전이 화면을 메꾸는 일이 잦다.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될 수밖에 없다.

일반 자동차와 같이 교통법규를 지키는 이륜차 운전자를 찾기가 어렵다. 적당히 빠지면서 횡단보도를 거치면서 그냥 지나기기도 하고 아예 보도로 올라가기도 한다. 곡예운전을 보는 듯한 모습은 항상 볼 수 있다.

아예 교통신호가 무색하다. 지키는 이기 드물다. 배기량이 큰 고급 이륜차는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내고 지나가곤 한다. 법적인 소음 한계를 지키는 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거슬린다는 것이다. 일반 자동차와 같이 뒤에서 정상적으로 기다리는 이륜차를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신호를 참지 못하고 항상 움직이는 것이다. 이럴 정도이니 자동차 대접을 받는다고 우기는 것도 무리이다.

일부 이륜차 매니아는 항상 고속도로를 다른 OECD국가와 같이 달리게 해달라고 청와대에 진정서를 내는 것이 습관화되었다.

당연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륜차를 사랑하는 필자로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이 상태에서는 모두가 무너지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자정기능이 필요한 것이다. 지킬 것은 지키고 주장하는 바도 받아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륜차 단체를 3개나 내주었다. 항상 모든 이륜차 메이커와 수입 딜러를 모으면 사단법인을 내준다고 하여 모두가 모여 혼연일체가 되어서 힘들게 사단법인을 받으니 뒤에서 적당히 2개다 더 생겼다.

필자는 그 과정을 모두 보면서 참으로 괴이한 논리라는 생각이 들고 신뢰성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필자도 적당히 하나 이륜차 단체를 하나 만들까도 한다. 금방 내줄테니 말이다. 이러니 제대로 된 시스템 구축은 남의 일이 되는 것이다.

현재의 시점으로는 정책이나 제도, 시장 논리와 자정기능, 이륜차 자부심 모두가 무너진 상태이다. 그리고 어느 하나 관심도 없다. 그리고 일부 목소리에 관심도 없고 듣지도 않는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심각성을 넘어섰다. 국내 이륜차 산업과 문화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을 갖자. 하나하나 바꾼다는 생각을 가지고 뭉치고 노력하여야 한다. 정부도 각성하여 적당이 넘어가지 말고 내 일 같이 생각하였으면 한다. 이미 난 단체들은 하나라도 제대로 된 단체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는 어느 한 단체도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다. 필자가 하루빨리 하나라도 만들어 다시 움직여 봐야겠다. 이제는 한계점에 도달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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